재택근무를 시작하고 반 년쯤 지났을 때, 목 뒤가 뻐근한 게 일상이 됐습니다. 결국 도수치료를 받으러 다니기 시작했어요.
치료받고 나온 날은 편했는데, 다시 책상에 앉아 코드를 몇 시간 들여다보면 어느새 고개가 화면 쪽으로 쑥 나와 있더라고요. 치료가 문제가 아니라, 앉아 있는 그 시간 동안 아무도(스스로조차) 자세를 안 보고 있다는 게 문제였습니다.
이미 카메라가 있는데
그러다 문득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노트북에는 이미 카메라가 달려 있는데, 이걸로 자세를 봐주는 앱이 없다는 게요. 자세 교정 앱들을 찾아봤지만 대부분 정해진 시간마다 알림만 주는 방식이었고, 실제로 지금 내가 거북목인지 아닌지는 전혀 몰랐습니다.
본업이 컴퓨터 비전 쪽이라, '그럼 카메라로 직접 판단하게 만들면 되지 않나' 싶어서 주말에 프로토타입을 만들어봤어요. 그게 바른자세 AI의 시작이었습니다.
왜 온디바이스로 만들었나
카메라로 자세를 본다고 하면 가장 먼저 나오는 반응이 '내 얼굴이 어디로 전송되는 거 아니냐'는 걱정이었어요. 저부터도 그게 제일 꺼려졌습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원칙을 하나 정했어요 — 자세 이미지는 이 기기 밖으로 절대 나가지 않는다.
구글의 온디바이스 AI 모델(MediaPipe)을 써서 신체 랜드마크 인식을 전부 내 컴퓨터 안에서 처리하도록 만들었습니다. 서버로 이미지를 보내지 않으니 서버 비용도 거의 안 들고, 무엇보다 저 스스로 하루 종일 켜둘 수 있는 앱이 됐어요.
내 기준이 아니라, 당신의 기준
체형·카메라 위치가 사람마다 다 달라서, 하나의 '표준 바른 자세'를 기준으로 삼으면 오탐이 많이 생깁니다. 그래서 사용자가 직접 '이게 내 바른 자세예요'를 등록하고, 그걸 기준으로 판단하도록 만들었어요.
지금도 매일 이 앱을 켜두고 씁니다. 완벽하게 자세가 고쳐졌다고 말할 순 없지만, 적어도 제가 모르는 사이에 거북목으로 몇 시간을 보내는 일은 줄었어요.
기본 기능은 앞으로도 무료로 유지할 계획입니다. 1인이 만들고 있는 프로젝트라 업데이트가 느릴 때도 있지만, 직접 쓰면서 계속 고쳐나가고 있어요.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의학적 진단이나 치료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통증이 지속되거나 심해지면 전문의와 상담하세요.